2007년 01월 02일
결혼 전 묻지 않으면 후회할 문제들
사랑해서 결혼했든 상대의 조건이 흡족해서 결혼했든 결혼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택이며 과정인 것이 분명하다. 이런 선택을 하는데 따져봐야 할 사항들은 당연히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좋으니 다 좋을 것이라 여기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은 상당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진실을 알기가 두려워 질문을 회피했을 수도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지는 '결혼 전 상대방에게 꼭 물어야 할 질문'이라는 리스트를 내어 놓아 세인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결혼에 대한 시각이라든지 가정에서의 부부의 역할이 반드시 우리와 상황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수긍이 가는 내용이었다. (이 글 아래에 그 리스트가 있다.)
나는 결혼 전에 과연 이런 질문을 내 아내와 주고받았는지는 기억이 감감하다. 아마 지나가는 말로 서로의 의중을 알아차렸다고 할까. 하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들과 비슷한 몇 가지는 한번 마음잡고 물었으면 할 때가 있다. 내게는 다음과 같은 [결혼 전에 묻지 않으면 후회하는 질문] 리스트들이 있다.
첫째, 서로의 취미에 대해 용인을 할 것인가?
상대의 삶에 상당히 영향을 끼칠 취미생활들이 있다면 사전에 이를 인정할지 상대에게 물어보는 것이 옳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주말이면 집을 비우는 낚시의 취미가 있거나, 금전이 많이 소요되는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든가 하면 사전에 동의를 구하든가 아니면 반대를 각오하고 결혼해야 할 것이다.
둘째, 상대 부모의 노후 부양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부모가 자식을 양육하고 공부시키는 대신 자신의 노후를 의탁하는 우리의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는 한 이 문제는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정작 이 문제가 당면과제로 돌아왔을 때 논의한다면 너무 늦을 것이다.
셋째, 자식은 몇이나, 특히 선호하는 성별이 있다면?
요즘은 이것이 큰 문제가 될 커플은 그리 없어 보이지만, 만약 아직도 장남이라든지 대를 이어야하는 생물학적 동기가 결혼의 커다란 이유라면 한번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넷째, 결혼 후에 자기계발을 위해 상당히 돈을 쓸 경우가 있다면 허락할 것인가?
배우자의 자기 계발에 소요되는 비용은 가정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경제력이 없는 사람이 많은 비용을 들여 자기계발을 한다면 이후에 분쟁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결혼 전에 분명히 확인하고 배우자의 동의 혹은 거부 의사를 분명히 알아보는 게 좋을 것이다. 특히 유학 등의 선택으로 장기간의 별거가 불가피할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다섯째, 결혼 후에 영향을 미칠 배우자의 부채 또는 부모의 부채가 있는가?
당연한 질문이겠지만 결혼 후에도 배우자가 상환해야 할 부채가 있다면 당연히 확인해야 할 것이다. 또는 결혼 과정에서 부채를 만들어야 할 상황이라면 반드시 배우자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이 뒤탈이 없을 것이다.
여섯째, 가사 분담에 대해 명확히 서로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
내 아내는 요리를 하지 못하는 나의 무능력에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혼 전에 분명히 밝혀두고 양해를 얻었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할 때가 가끔 있다.
일곱째, 사랑으로 결혼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그 불같은 열정이 식은 후에도 의리와 책임감으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충분한 각오가 있는지 분명히 확인해봐야 할 것이다.
생물학적인 차원에서 애정은 겨우 육개월 정도만 지속이 된다고 한다. 결혼이란 것이 처음에는 사랑하나로 모든 문제가 다 희미하게 가려지지만 그 사랑이 미미해지는 순간 예의 문제들이 뚜렷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의 리스트>
1) Have we discussed whether or not to have children, and if the answer is yes, who is going to be the primary care giver?
2) Do we have a clear idea of each other’s financial obligations and goals, and do our ideas about spending and saving mesh?
3) Have we discussed our expectations for how the household will be maintained, and are we in agreement on who will manage the chores?
4) Have we fully disclosed our health histories, both physical and mental?
5) Is my partner affectionate to the degree that I expect?
6) Can we comfortably and openly discuss our sexual needs, preferences and fears?
7) Will there be a television in the bedroom?
8) Do we truly listen to each other and fairly consider one another’s ideas and complaints?
9) Have we reached a clear understanding of each other’s spiritual beliefs and needs, and have we discussed when and how our children will be exposed to religious/moral education?
10) Do we like and respect each other’s friends?
11) Do we value and respect each other’s parents, and is either of us concerned about whether the parents will interfere with the relationship?
12) What does my family do that annoys you?
13) Are there some things that you and I are NOT prepared to give up in the marriage?
14) If one of us were to be offered a career opportunity in a location far from the other’s family, are we prepared to move?
15) Does each of us feel fully confident in the other’s commitment to the marriage and believe that the bond can survive whatever challenges we may 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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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어르신들은 자식들 철없을때 결혼시켜라라는 말을 할때가 있어요. 저거 다 따지면 결혼할 수 있는 사람 별로 없겠는데요.
확실히 해놓으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또 잘 안되요.
연애도 그렇고.
명확하게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또, 바꾸어 말해서 이런 저런 문제 다 따져가면서 조건이 완벽한 상대와 결혼한다는 것이 반드시 행복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생각도 한참 뒤로 미뤄둬야 할 정도로..
기틀이 마련되지 않은 저에게..상당한 자료군요..
하지만..결혼 뿐만 아니라 연애나..
한 집단에 속해있는 대인관계도..비슷한 경우라고 생각은 합니다.^^;;
구구절절 맞는 얘기네요. 결혼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인 거겠죠.
다 좋은데요, 마지막에 '사랑'을 너무 좁은 의미로 사용하지 않았나 싶네요. 사랑이 단순히 감정은 아니겠죠. 진정한 사랑은 그 감정을 넘어 서로를 용납하고 부족한 부분, 나하고 안맞는 부분까지 끌어안아 주는 거라 생각합니다. '~이기 때문에 사랑한다'가 아니라 그 사람 존재자체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부부관계는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짧은 생각이나마 끄적입니다.
아직도 결혼을 환상이라고 여인네에게는
확실히 현실을 보여주는 글이네요.
많이 배웠어요. ^ ^
개인적으로 특히 가정사 분담은 꼭 정하고 싶다는;
결혼은 현실입니다. 절대로 아름다운 현실만이 있는건 아니예요.
베르단디같은 여자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해도, 빚이 1억쯤 된다면 결혼 안하는게 좋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건 이상으로 접어둬야 하나.
Jinojion님 그렇죠. 저는 심각한 돈관계는 대인관계를 파괴한다고 생각합니다.
leygo님 그래서 마지막 질문이 있어요. '사랑이 영원하다고 생각하세요?'
머가 그리 바쁘고 머가 그리 할일이 많은지.. 뒤돌아보면 남은건 없는데...
결혼...할때도 저런걸 정리해놔야할 것처럼 대비해놔야할것처럼...
참 쓸쓸하네요... 사랑만하면서 살면 안될까나? 쯔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