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13일
김창완형과의 대화
PD라는 직업이 좋은 점은 멋진 사람들을 업무를 빙자해 만나는 것이겠죠. 저는 산울림 음악의 광팬은 아닙니다만 그의 음악이 시대 보다 묘하게 앞서나간 세련미가 있었고, 그 나름의 색깔로 '산울림' 음악은 고유한 쟝르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에는 순수하고 착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아마 김창완이란 사람의 인간미에서 나오는 모양입니다.
어느 해 우연히 선배의 옆자리에서 창완형과 대화를 나눠보고 살짝 반했더랍니다. 한국판 '어린 왕자'의 중년 버전이 있다면 김창완형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그는 아직도 순수합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그 분위기 그대로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멋진 창완형과 아직까지 술 한잔 안 마신게 신기할 정도이죠. 제가 무심한 놈입니다. 야외 촬영장에서 김창완형과 나눈 대화입니다.
김창완 : 감독님, 내 역할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해야돼?
용PD: 형이 한 나쁜 짓 때문에 이 드라마가 시작되었으니 '악의 축' 아닐까요?
김창완: 음, 근데 우리 드라마 퓨젼이야?
용PD: 퓨젼이라는 의미가 워낙 광범위하게 쓰여서 좀 혼란스러운데요. 퓨젼이라는 의미가 사극의 탈을 쓰고 현대인들이 하는 짓들을 그렸다는 의미라면 저는 [일지매]는 퓨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근데 왜 그런 질문을...
김창완: 응, 너무 퓨젼으로 그릴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드라구. 그래서 감독은 정극처럼 그릴 작정인가봐라고 전해줬어.
용PD: 예. [일지매]는 조선의 한 시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보탠 드라마여요. 예를 들어 [롬 ROME]이란 드라마는 시이저의 왕정에 반대한 브루터스의 반혁명 시도란 역사에 근거하지만, 그 이면에 시이저에게 버림 받은 부르터스 엄마의 부추김을 넣어 드라마적인 재미를 살렸잖아요. 우리도 그런 역사의 빈구석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메우는 작업을 하려고 해요. [롬]은 퓨젼이란 소리를 안하던데...
김창완: 역사에 작가의 상상력을 보탰다...
용PD: 뭐랄까, 미술이나 음악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고 있으니 그런 면에서는 퓨젼이죠. 우리 드라마 외국에서도 볼 지 모르니 좀 세련되게 보이고 싶고,그런 의미에서 음악도 일부러 국악기는 자제하고 녹음하자고 의견을 냈죠. 글로벌 스탠다드에 접근한다고 말하면 좀 쑥스럽지만...
김창완: 근데 방송이 언제야? 자꾸 왔다갔다해서 누가 물어보면 대답하는데 박력이 없잖아.
용PD: 5월 28일 수요일부터예요. [온 에어] 후속으로... 인제 박력있게 대답하세요.
중년 어린왕자 김창완 형은 그날 새벽 3시까지 저와 충북 화양계곡에서 촬영을 하셨습니다. '창완형!'하고 부르면 마치 소년처럼 '옛'하고 대답하는 늙은 어린 왕자는 다음날 아침 변함 없이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 졸린 듯한 목소리를 내보내셨습니다. 피곤하셔서 그런지 다른 날 보다 유독 음악이 많더군요. 창완형, 다음에 만날 때는 술한잔 하깁니다.

창완형, 미안합니다. 형 빙자해서 드라마 홍보했습니다.
# by | 2008/04/13 15:44 | 일지매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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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김창완씨 인조역 하신다는 소식듣고. 궁금했는데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감독님 새글 올라올때마다 기다리는 저희 입장에선 굉장히 설레이고 행복합니다.^_____^
그렇다고 바쁘신데도 글 올려야한다는 부담을 드리는건 절대 절대 아닙니다. *^^*
ps. 전 메인에 있는 일지매 준기씨 사진을 지금 봤네요. 너무나 설레이고 기대됩니다. 흐흐
이 글을 타 포털에 펌해도 될른지요?
여쭤보고 가져가겠습니다.
(준기씨 개인 팬싸이트가 아니라 큰 포털을 말하겠지요?)
일단 용피디님글 자체가 정말 [맛깔나기도]하고 창완님의 사극 비줠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ㄷㄷ
사실 창완님이 인조역할?했을때 그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는데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일지매]가 어떤 사극이고 또한 어떤 분위기로 갈 것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날짜까지 박력있게 이 글에 잘 묘사되어 있어서요.ㅋㅋ
일지매 화이팅입니다~!!
창완님께서 포털에서도 아주 호감이시라 반응과 기대가 커질거라
여겨져서 드린 말인데 잘 알겠습니다~
감독님 글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히죽이게 되요.
글로서도 그 당사자의 성대모사가 가능한건지도 알게 됐습니다 ㅎㅎ
창완님의 여유로운 말투가 저절로 그려지네요~^^
5월 28일. 온에어 후속 [일지매]
가슴이 벅차네요.방금 준기팬들을 위한 [선물용] 스틸컷을 보니
기대감은 더욱 치솟고.....
그럼 ost 음악감독님이 추격자 음악감독 하셨던 분하고 또 있는건가? .. 용피디님 댓글보니 헷갈리네요. 아 궁금 ㅎㅎ
이 답글 너무 긴 거 아니야?
아.. 훈훈합니다. ^^ 일지매 출연자분들이나 스텝들 모두 언제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촬영하시길 기원합니다. 화이팅 !
이선배 잘지내시죠? 드라마는 나의 로망이야^^
창완아저씨는.........................술마시는 시인이죠. ㅋ
제가 십몇년 SBS의 녹을 먹으며 만난 어떤 진행자분보다도 제게 많은 생각과 가르침을 주셨던 분... 근데 요즘은 연기자로 더 주가를 높이는거 같아서리.. '한사람이 또하나의 무심한 사람을 만나다' 왠지 방송의 공허함이 표면에 느껴지지만.. 그래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는지... 아름다운 이아침에 생각해봤어요.
전, 이경실씨와 세상을 만나고 있답니다. 푸하 (103.5 SBS 라디오 간접 홍보)
선배님 드라마 기대 만발^^ 라디오 은지향 올림
김창완씨, 저도 어릴 때부터 참 좋아했던 분인데 말씀이죠...
부러워요 용피디님. ^^
악한사람이아니면도대체
왜악역을맡아야했을까!
게다가 트로트를좋아하는
50대의연세에어째서포크송
이랑동요노래만고집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