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보는 터미네이터4-반동인물의 진화



Terminator’는 복잡한 논리로 이루어진 이야기입니다.

 

가까운 미래, 인류는 스스로 만든 국방 시스템 스카이넷의 공격으로 멸망의 위기에 처합니다. 기계와의 싸움에 나선 인류의 마지막 희망은 지도자 존 코너입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동료 카일을 과거인 1984년에 보내 미래의 엄마인 사라 코너를 구하게 합니다. 존 코너가 카일에게 말하지 않은 임무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엄마와 사랑에 빠져 자신을 임신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나와 가장 친한 동료를 내 엄마에게 붙여주는 겁니다.)



이보다 더 복잡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이버 다인’이란 회사가 ‘스카이 넷’이란 지능형 방어시스템을 만든 계기가 바로 미래에서 온 ‘Terminator’의 부서지다 남은 부품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존 코너가 출생하지 않았다면 ‘스카이 넷’은 ‘Terminator’를 과거로 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이버 다인’사는 ‘스카이 넷’을 개발하지 못했을 텐데, 왜 카일은 사라를 구해서 인류가 멸망할 위기를 만들었을까요? 존 코너가 자신의 출생에 대한 집착만 없었다면 애초에 인류의 위기도 없었을 것입니다. 터미네이터가 부품을 남길 이유가 원초적으로 없기 때문이죠. ‘스카이 넷’도 한심합니다. 왜 하필 1984년으로 ‘Terminator’를 보냈을까요? 사라 코너가 더 어렸을 때로 보내면 안 되었을까요?

이처럼 Terminator 시리즈의 연대기는 자기 모순에 빠질 수 있는 시간 여행의 오류에 얽혀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심지어 평행우주론까지 들고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우리는  ‘Terminator’ 시리즈에서 나온 시간여행은 제약 조건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번 로봇을 보낸 시점 이전으로는 결코 시간 여행을 할 수 없습니다. 영화 ‘Terminator’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가역적인 것 같지만 결코 가역적이지 않고 영화 개봉의 시점과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여하튼 이런 모순을 일일이 파헤치면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한 ‘Terminator’시리즈가 나오기 힘듭니다.




결론적으로‘Terminator’ 시리즈는 복잡한 생각을 하고 보면 안 되는 영화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뛰고 달리고 생존을 휘해 총을 쏴대는 활극의 자극에 몸을 맡기면 그뿐입니다. 각 편들도 각각의 논리 위에서 세워진 개별 프로젝트들이지 전 회를 관통하는 이야기의 논리에는 별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와 설정을 유지했을 뿐 입니다. T1과 T2에서 기계인 ‘Terminator’에 대조하며 보여준 인간성의 성찰로인해 이 영화에 대한 대단한 기대를 했습니다만 결국 ‘Terminator’는 활극이고 오락물입니다. 머리 아픈 고민은 시간 많은 분들에게 대신시키면 그뿐입니다. 우리는 오락물로 즐기면 됩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보는 ‘Terminator’ 4는 심각할 정도로 T1과 T2의 오마쥬로 가득찬 영화입니다. 이전 시리즈의 인상적인 대사들이 요소요소에 자리잡아 과거의 영광을 연상시킵니다. 이야기의 주축도 비슷합니다. T1과 T2가 사라 코너 구하기 였다면 T4는 카일 리스 구하기 입니다. T2의 이야기가 사라코너가 아놀드가 분한 T-800을 믿어도 되는가 하는 긴장관계에서 출발했다면 T4의 경우도 존 코너가 마커스를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긴장관계에서 드라마가 운반됩니다. 이외에도 유사한 구조를 수 없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네 편의 영화와 TV 드라마가 나올 정도인
 ‘Terminator’ 의  꺼지지 않는 생명력은 새로운 악당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제목이 주인공이 아니고 적의 이름이 붙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 악당 캐릭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주인공보다 더욱 매력적인 반동 인물을 배치시키는 것입니다. 그 반동 인물이 주인공의 임무를 도저히 불가능하게 만들 때 이야기는 한층 더 흥미진진해집니다.  한스 그루버가 없는 '다이 하드'를 상상할 수 없듯이 'Terminator'는 사상 최고의 악당 T시리즈들을 소개해 영화사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죽여도 죽지 않는 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실수도 없는 적. 주인공들을 죽이기 위해 하반신이 잘려 나갔어도 손으로 기어가던 적인 킬링 머신의 등장은 T1을 역대 최고의 오락 영화로 만든 이유였습니다. T2에서 등장한 Liquid Metal T-1000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자재로 외형을 변신하는  적의 강력한 업그레이드로 주인공들을 더욱 어렵게 해 관객은 흥미를 잃지 않았습니다. T3의 실망스러운 기억은 더 강력하고 새로운 적으로서 기계를 업그레이드 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T4의 경우는 관객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적을 제시했다고봅니다. 자신이 존 코너와 카일 리스의 적인줄 모르는 단 한대 뿐인 적. 자신이 인간인지 로봇인지 모르는 적. 그런 정체성의 고민이 오히려 주인공들을 파멸의 수렁으로 몰아 넣는 가장 강력한 반동인물로 새로운 악당이 등장했습니다. 너무 쉽게 가치 판단을 내려 극적 긴장이 최종적으로 풀어진게 아쉬웠습니다만 존 코너보다 돋보인 마커스의 존재는 새로운 터미네이터로서 탄탄한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그러기에 복잡한 시간의 논리를 떨어 버리고 영화를 본다면 여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Terminator’는 2013년까지 두 편의 제작이 더 예정되어 있가고 합니다. 2013년 이후에야 우리는 ‘Terminator’은 눈에서 붉은 빛이 꺼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두 편에서 제작진은 얼마나 더 진화된 T 시리즈를 개발할지 궁금해집니다

by 용PD | 2009/05/31 07:05 | Media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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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6/02 17: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용PD at 2009/06/03 11:19
포스팅 창을 열면 좌하단에 [긴글 작성]이란 선택항목이 있다. 그걸 선택하면 창이 밑에 하나 더 생기면서 링크 상자와 아랫부분에 글을 넣을 수 있는 상자가 열린다.
Commented by 무디 at 2009/06/03 15:00
헉... 그렇군요... - -
다시 해봐야겠네요. 사실 '긴글 작성'일 것이라 보고
나름 테스트를 했는데... 뭔가 실수를 했나보군요.
도전해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무디 at 2009/06/03 15:50
덕분에 숙원사업(?!)이었던 포스트 접기에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거였는데... - -
도대체 전 전에 '긴글작성' 클릭해놓고
뭘 연구했던 건지... 참...

아, 형! KUBS동우회 다음 카페가 생긴 거 보셨어요?
오늘 첨 들어가봤는데 너무나 익숙한 이름들이
앞에 학번을 첨가해서 널려져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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