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를 치른 고3 학생에게 주는 글 좌고우면

어제, 오늘, 제 조카를 비롯한 좋은 대학에 입학한 고3 친구들의 낭보가 페이스북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번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친구들은 마음껏 기쁨을 나누겠지만, 숨죽이고 부러운 눈으로 페이스북을 쳐다보는 고3 친구도 있을 겁니다. 그런 친구들에게도 말해주고 싶어요. 괜찮다고요. 네 인생이 이렇게 2류, 3류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저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우선, 좋은 대학을 입학하는 것, 보기 좋은 겉옷을 사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에요. 좋은 옷을 사입었다고 멋있고 능력 있고 사회적으로 호감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 안에 좋은 사람을 담는 것은 앞으로 5년에서 8년 동안 하기 나름이에요.

두 번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관문은 사회로 나가는 취업의 문이어요. 결국, 그 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 대학을 들어가는 것인데, 많은 분이 대학의 문을 열었다고 취업의 문까지 열었다고 착각합니다. 알고 보면 경쟁률도 훨씬 세고, 인생에서 누릴 행복과 보람에 직접 영향을 미칠 입시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대학이 다가 아니에요. 제 말에 대학 4학년 졸업반 학생들을 미친 듯이 공감하실 겁니다.

세 번째, 일하기 나름입니다. 저는 창의력과 생존력이 중요한 직장에 다녀서 그런지 후배나 동료의 대학교는 정말 신경도 쓰지 않고 살아요. 학연, 혈연 등 기존의 관계보다 중요한 것이 그 사람의 능력과 성실성, 사회적인 적응력이에요. 뜻밖에 선배나 리더가 감동을 할 정도로 일하는 후배가 많지 않습니다. 깍쟁이처럼 시킨 일이나 하고 후다닥 사라지는 친구들도 많아요. '얘 정말 잘하는구나'하는 느낌이 드는 친구는, 금세 소문이 나고 사방에서 끌어갑니다. 

네 번째, 좋은 학교가 보장해주는 안정된 직장은 가면 갈수록 없어질 겁니다. 그런 직장에 가고 싶어 하는 유행도 사라질 거라고 봐요. 앞으로는 프로젝트 베이스로 보수를 받고, 능력껏 대접받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대학 다니면서 얻어야 하는 것은 얄팍한 성적 증명서와 졸업증명서가 아니에요.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위해서 나는 이 정도 미리 준비하고 경험을 했음을 보여주는 두꺼운 포트폴리오에요. 대학은 그 포트폴리오의 표지 정도이지, 내용은 아닙니다. 일찍 방향을 정하고 준비한 사람이 결국 잘될 거라고 봐요.

다섯 번째, 대학 교육은 인생 중반기인 50세 중반 정도밖에 책임을 져주지 않습니다. 우리의 평균 수명을 생각해보면, 그 후에도 삼십 년은 더 살게 되어 있습니다. 인생은 나머지 1/3에 대한 준비는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해야 한다고 봐요. 길게 보면 어느 대학에 입학했느냐 보다, 얼마나 오래 공부했느냐가 인생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하버드 졸업생들의 인생을 종단 연구한 그랜트 보고서, [행복의 조건]이란 책에 나와 있어요. 긴 인생을 볼 때, 지금의 결과에 좌절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대학보다 더 중요한 것인, 좋은 인생의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에요. 멘토로 삼을 만한 직장 선후배, 선생님, 상사 그리고 사랑하는 배우자가 인생의 파트너에요. 좋은 대학 나오면 뭐해요? 인생의 파트너 잘못 만나서 구겨지기 시작하면 한없이 힘들어집니다. 반면 좋은 인생의 파트너, 반려자는 당첨확률이 아주 높은 로또나 다름없어요.

그러니, 대학에 떨어졌다고, 대학의 브랜드가 좋지 않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하고 싶은일을 찾아서 일찍부터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세요. 열심히 재미있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줘가며 하다 보면 인생은 저절로 잘될 겁니다. 재밌고 행복할 거에요. 하고픈 일이 없고, LOL 같은 게임만 하고 싶다고요? 게임을 만들 재주가 없으시다면 정신 차리세요. 다 좋아하라고 만든 게임, 나 하나쯤 좋아하지 않아도 세상에 손해 볼 일 없으니까요. 

여하튼 화이팅입니다.


덧글

  • 희망의빛™ 2013/12/07 18:38 #

    글 잘 읽었습니다. 젊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좋은 글이네요.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최근 포토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