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혈안의 핏 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인 콜드 블러드인 콜드 블러드 - 10점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시공사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던 대형 스타가 악플 하나에 목숨을 끊었다. 자신이 목숨 보다 귀하게 여긴 자식들을 뒤에 남기고서 말이다. 어떤 이는 강남의 한 고시원에 불을 놓고 무차별하게 칼을 휘둘렀다. 여섯 명 이상에게 상해를 입힌 묻지마 살인이다. 우리 같은 제 3자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다.

1959년 미국의 한 시골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 사건은 작가 '트루먼 카포티'에게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을 것이다. 고작 40달러를 훔치기 위해 네 명의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인 범인들을 트루먼 카포티는 취재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 발생한 이 사건은 40여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더 이상 뉴스로서의 가치는 없다. 그러나 트루먼 카포티가 가한 문학적 세례가 이 책에 시의성을 초월한 영속성을 지니게 했다. 오늘 날에는 흔한 형태가 되었지만 이 시기에는 새로운 언론보도의 방식으로 알려진 '뉴 저널리즘'의 시작이 바로 이 작품이라고 한다.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문학적인 기법을 활용해 보도하는 스타일이 바로 뉴 져널리즘이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동네의 변두리를 돌며 시작한 그의 취재는 사건의 캐릭터 속에 깊숙이 잠입하며 어느 덧 소설처럼 이 사건을 읽게 만든다. 범인과 경찰의 멀고 먼 접점이 어떻게 가까워질지 마음을 졸이다 보면 어느 새 작가의 시선은 범인의 심리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떠난 배우와 묻지마 살인을 한 피의자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화산이 들어 있었던 것 같다. 부글부글 발화되길 기다리는 용암은 어느 운명적인 한 순간 돌발적인 동기로 인해 외부로 분출하며 폭발했을 것이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그 사건이 외부로 불거진 폭발만 보았기에 이해할 수 없었고, '묻지마' 살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내부에는 끓어오르는 용암이 있었고 트루먼 카포티와 같은 저널리스트는 인간을 이해하고픈 욕구가 있기에 그 속을 들여다보았던 모양이다.

좋은 문학은 인간을 더욱 잘 알 수 있게 도와준다. '인 콜드 블러드'는 바로 그런 책이다.
 

by 용PD | 2008/10/27 21:44 | 트랙백

아무도 궁금하지 않을 근황2

어느 분이 연락을 주셨는데 일지매가 종영한지 100일이 되어간다며 안부를 물으시더군요. 
여기 들르시는 분은 별로 궁금하시지 않을테지만 제 근황입니다.

여전히 SBS에서 근무 중입니다. 9월1일부터 책임 프로듀서직을 맡게 되었고  담당 프로그램은 주말 드라마, 월화 드라마 후속, 내년에 방송할 수목 드라마 스페셜 한편, 후속 아침 드라마인데 여기에 막내 CP라서 오만 잡일을 다 담당하고 있습니다. 가장 힘든 일은 호경기에 기획한 드라마들을 불경기가 접어 들면서 제작하게 되어 각종 예산을 감축하는 일입니다. 일지매 제작 때 돈을 많이 쓴 죄가 있기에 얼굴을 바꾸고 예산 절감을 강요할 때 면이 서지 않아 고생입니다. 무책임한 책임PD가 되선 안되는데 고민입니다.

부산의 한 대학에서 매주 목요일 강의를 합니다.
일지매 유명세 덕에 하게 된 것은 아니랍니다. 그 전부터 말이 있었는데 이번 학기에 덜컥 하게 되었습니다. 부끄럽게도 학생들이 일지매를 많이 보지 않았더군요. 처음보다 기량이 나아지는 학생들을 보니 흐뭇합니다. 이런 맛에 가르치나 봅니다. 낯설 던 부산이 이제 익숙해져 갑니다.

종영한지 100일이 되어 간다는데 아직도 부끄러워서 방송 복습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보게 된다면 이것 저것 고치고 싶어서 몸살이 날 것 같은데 여건이 그렇지 못하니까요. 언젠가는 방송을 끝내고도 후회가 없을 그런 작품을 하게 되길 바랍니다.

일지매 후유증(?)으로 오른 3kg이 빠지질 않습니다. 중년의 나이임을 실감합니다. 중년의 '중'자가 무거울 '중'자를 쓰는 가 봅니다.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by 용PD | 2008/10/24 07:55 | 트랙백 | 덧글(9)

쿨하다

하나로 통신이 SK Broadband로 바뀌었다는데..
광고 음악의 센스에 귀가 쫑긋합니다.

알고보니 W & Whale이란 그룹이 기존에 발표한 곡을 재사용한 것이랍니다.
쿨합니다.


by 용PD | 2008/10/12 19:58 | Media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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